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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 물건들

파맛 첵스

YNWA20 2020. 8. 4. 09:53

 

농심 감자탕면과 풀무원 황태메밀막국수 이후 처음으로 맛이 없다 느낀 공산품.

맛없다고 까이는 것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불편하다. 마치 라이젠 1세대가 나왔을 때 게임성능 어쩌고 하면서 까이던 걸 보던 느낌과 비슷하다. 뭐가 어찌됐든 심정적으로 응원해야할 대상이라고 생각하는데 까이니까.

왜 응원해야할 대상이냐면 뒤늦게나마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한 기념비적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나는 여태 켈로그를 깊이 증오해왔다. 수많은 사람들을 농락해놓고 시치미 뚝 떼는 모습이 나의 심리적 역린을 제대로 건드렸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파맛첵스 출시 소식을 들었다. 설마 했는데 진짜였다.

유튜브 영상의 브금이 미안미안해였다. 뭐가 미안하다는 것인가. 늦게 출시해서 미안하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공식적으로는 투표에서 지지 않았나. 그래서 나는 사실상 그때 사기쳐서 미안하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그리고 나는 그 사과를 받아들였다. 켈로그에 대한 나의 증오심은 눈녹듯 사라졌다. 15년간 가슴속에 박혀있던 말뚝이 쑥 빠진 느낌이 들었다.

물론 옛날에 그걸 기획하고 장난친 사람들은 지금 켈로그에 거의 남아있지 않겠지. 이번 이벤트가 마케팅의 목적이 강할 수도 있고. 그건 알지만 어쨌든 나는 사과를 받았고 켈로그를 용서했다.

이제라도 정리가 돼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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